단종 초상화가 영화와 달리 후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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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소년왕 단종이 유배된 강원도 영월군 청령포.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돌풍에 힘입어 최근 관광객이 급증했다. 연합뉴스
강원도 영월 청령포를 처음 찾았을 때부터의 인상은 언제나 ‘서글프게 아름다운 곳’이었다. 뒤로는 깎아지른 암벽, 앞으로는 강물이 휘감아 돌아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는 지형은 은둔한 신선의 거처를 떠올리게 할 만큼 수려하다. 그러나 그곳이 자발적 은거가 아니라, 열여섯 소년왕 단종(1441~1457)이 강제로 유배돼 머물렀던 자리라는 사실을 떠올리는 순간 풍경은 전혀 다른 감정을 띠게 된다. 아름다움은 그대로인데, 그 위에 비애가 얹힌다.
요즘 이곳 청령포와 여기서 차로 3분 거리인 단종의 능 장릉이 전에 없이 관람객으로 붐빈다. 누적 관객 수 1300만 명을 넘어선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의 흥행 덕분이다. 장릉 역시 서글프게 아름다운 곳이다. 왕위를 찬탈당한 어린 왕의 무덤답게 안타까울 정도로 간소하다. 그러나 봉분이 있는 능침(陵寢)에 이르는 키 큰 소나무 숲은 무척 장엄하고 울창하다.

강원도 영월군 장릉 입구에 위치한 단종역사관에 전시된 단종 어진에 관광객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사극의 묘사와 달리 후덕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단종(노산군) 역을 맡은 배우 박지훈. 그는 단종 역을 위해 15kg 감량을 했다. 그만큼 대중에게 익숙한 단종의 이미지는 갸름한 미소년의 이미지다. 사진 쇼박스
요즘 장릉에 가면 입구의 단종역사관에서 2021년 제작된 단종의 초상화, 즉 어진(御眞)을 볼 수 있다. 100번째 국가 지정 표준영정이다. 그런데 이 영정을 처음 본 사람들은 적잖이 당황한다. ‘왕사남’의 박지훈은 물론, 그간 영화와 드라마에서 단종 역을 맡은 배우들이 대체로 앳되고 갸름하며 섬약한 인상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정의 둥글둥글하고 성숙한 얼굴이 낯설게 느껴진다. 어진 속 단종의 얼굴은 왜 후덕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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